2000년대이후소설1 책리뷰 14 《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한국소설 매해 여름이란, 이런 아름다운 계절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이 지속될 여름이란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아득하고 눈부신 말이었다. 정영수의 내일의 연인들은 사랑을 찬미하거나 연애의 서사를 극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사랑이라는 말과 사랑이 지나간 뒤에 남는 시간의 감각을 집요하게 더듬는 소설이다. 사랑은 본래 의미를 품은 신성한 무엇이 아니라, 때로는 그저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물질감 있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질량이 있고 푹신거리는 단어”라는 표현은, 사랑이 언제든 낭만의 의미를 잃고 언어로만 남을 수 있다는 냉정함을 품는다. 동시에 그 문장은 역설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단어가 오히려 피부에 닿는 촉감처럼 남아 사람을 붙잡는다는 사실까지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사.. 2025. 12.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