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1 책리뷰 17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에세이 인간은 즐거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아니면 괴로움을 먼저 발견했을까? 책 목차가 나오기 전에 시인의 말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최근의 한 10여년신비주의적 꿈들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는 많은 독자들에게도 단순한 산문집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계를 통과해온 방식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이 책이 초판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증보되어 나왔다는 사실은, 글과 글 사이에 흐르는 시간의 두께를 더 또렷하게 만든다. 초기의 문장과 후기에 쓰인 문장 사이에는 단절보다는 지속이 있고, 그 지속 속에서 시인의 사유는 더 느려지고 더 깊어진다. 병풍 하나로 죽음을 온전히 가리고 그 앞에서 이야기하고 술 마시고 고스톱을 치는 그러한 풍경들이 하나도 불경스러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우리 삶에 편안하게 만들어진, 지혜로운 죽음.. 2025. 12.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