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밤1 책 리뷰 28 《밝은 밤》, 최은영, 한국소설, 장편소설 그는 시간은 흘러가는 강물이 아니라 얼어붙은 강물이라는 말을 즐겨 했다. 시간은 환상일 뿐이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다가 눈물이 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근래 눈물을 흘린 적이 있던가. 눈물을 자주 흘리지 않는 내게, 특히나 더 건조해져버린 요즘같은 날씨에 이 책은 다시 예전의 나로 잠시 돌아가게 만들어줬다. 최은영의 밝은 밤은 ‘한 사람의 삶’이라기보다 ‘여러 세대의 삶이 어떻게 다음 사람에게 건너가는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힘은 사건의 급격한 반전에서 오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오래 지속되는 것들—가난, 돌봄, 상실, 생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우정과 연대—이 인물들의 시간을 촘촘히 엮어낸다. 이 책은 지연이 희령으로 내려가 할머니와.. 2025. 12. 24. 이전 1 다음